FC목포 조건규, 내일의 도약 위한 도움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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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44회 작성일 23-10-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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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규는 뛰고 싶었다. 오래도록 뛰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프로팀 일원이라는 미명은 무척 매력적이었지만, 뛸 수 있는 팀과 무대가 더 간절했다. K리그2를 떠나 K3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간 그의 선택은 옳았다. 조건규는 2023시즌 K3리그에서 가장 많이 골을 넣는 선수로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종착역으로 향하는 2023시즌 K3리그가 흥미진진하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선두 싸움이다. 화성FC와 FC목포가 우승컵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중이다. 우승과 함께 프로팀 전환까지 노리는 화성의 질주는 새삼스럽지 않다. 그에 비해 목포의 도약은 극적이다. 지난해 하위권을 전전하다 13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순위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목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을 정비했다. 조덕제 감독 선임이 그 신호탄이었다. 조덕제 감독은 수원FC와 부산아이파크를 차례로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시킨 지도력으로 유명하다. 목포에서도 유효했다.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자원들을 불러모아 탄탄한 팀으로 재건했다. “운동 안 나오고 뭐하냐~”. 목포축구센터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 중 하나다. 조덕제 감독은 선수들을 채근하는 목소리로 목포의 아침을 깨운다. 오후 훈련에서도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한다. 조덕제 감독 특유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기동력, 그리고 성실함이 필요하다. 조건규도 감독의 '재건의 손길' 이 닿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조건규는 2019년 부천FC에 입단하는 것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문턱을 넘어섰을 때만 해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공격수였지만 프로의 세계는 정글 같았다. 강한 이들로 넘쳐나는 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기회는 충분하지 않았다. 충남아산을 거쳐 K3리그 경주한수원으로 임대 이적을 택할 때도 하나만 생각했다. ‘오래 뛰는 선수가 되려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한다’였다. 

 

선택은 옳았다. 경주한수원에서 예열을 마친 그는 이번 시즌 목포에서 큰 걸음으로 뛰어올랐다. K3리그 25라운드를 치른 현재 11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골을 넣는 선수로 인정받고 싶었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득점 경쟁은 더 흥미롭다. 팀 동료 제갈재민과 득점 기록이 같다. 팀 내 득점왕 경쟁이라는 흔치 않은 풍경도 연출하고 있다. 출전 숫자가 적은 조건규가 한 발 앞섰을 뿐이다. 시즌 끝까지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이어갈 사이지만 팀으로 보면 막강한 조합이다. 둘의 득점 기록이 팀 득점(42골)의 절반에 가깝다. 지난시즌 목포의 총득점(24골)에도 근접한 숫자다. 이번 시즌 목포의 강세를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희망을 향한 조건규의 도움닫기가 한창인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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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리그 선두 다툼이 치열해요. 선두 팀 화성FC를 승점 1점차로 추격하고 있죠(25라운드 기준).

처음부터 우승을 목표로 두고 시작하진 않았어요. 경기를 치르다 보니 선수들 컨디션이 올라오고 좋은 퍼포먼스도 나온 것 같아요.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 화성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어요. 우리보다 화성이 더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거예요.우리팀과 달리 화성은 애초부터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었어요. 급한 쪽은 화성이니까 우리는 즐기는 마음으로 쫓아가도 된다고 생각해요. 매 경기 끝나고 화성 스코어와 경기 결과를 챙겨보는 것도 좀 짜릿한 재미가 있어요. 

 

지난시즌 목포의 순위는 13위였어요. 이번 시즌 괄목할 만한 도약을 이뤄낸 비결이 있었을까요?

제 생각엔 감독님이 바뀌신 영향이 가장 커요. 조덕제 감독님은 K리그에서도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분으로 워낙 유명하셨잖아요. 이 팀에서도 그런 색깔을 입히려고 하셨어요. 선수들도 감독님의 축구를 따라가려는 의지가 강했고요. 저도 새벽에 운동하고 개인 훈련을 했어요. 선수 생활하면서 새벽운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목포 선수 개개인이 다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선수들이 많으니까 팀으로도 강해지는 거 같아요. 훈련량이 쌓이면 컨디션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경기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되죠.

 

새벽운동에 강제성이 있어 보이는데요?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축구를 하려면 운동량이 뒷받침되어야 해요(웃음). K3리그에서 목포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려면 선수들 모두 더 노력해야 하는 게 맞아요. 새벽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키우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무작정 뛰는 게 아니라 공을 차면서 기술을 연마하는 훈련을 해요. 아주 기초적인 것이지만 패스 컨트롤이라든지 돌아서는 동작, 크로스, 슈팅 같은 기술도 세심하게 다듬고 있어요. 

 

감독님의 철학과 방향성을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있나 봐요.

감독님은 사이드 돌파 후 크로스에 관한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런 움직임을 이어가면 상대 수비라인의 균형이 깨지기 마련이라고요. 실제로 그런 장면을 통해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고 있어요.

 

목포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어요. 25라운드를 치른 현재 11골로 K3리그 득점 1위에요. 

대학을 졸업하고 거쳐온 팀들에서는 대부분 신인의 처지였어요. 앞에서 뛰어다녀야 했죠. 주로 헌신적인 플레이를 구사했기 때문에 정작 득점해야 하는 순간에는 힘이 많이 빠졌어요. 득점 기회를 놓쳐 질타 받은 적도 많고요. 그때 깨달았죠. 공격수는 열심히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조건 득점이 필요한 자리라는 걸요. 올해는 득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마음도 다지고 있어요. 밖에서 슈팅훈련도 빠짐없이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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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 제갈재민 선수의 득점 기록도 11골로 같아요. 한 팀에서 득점 경쟁을 벌이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서로 경쟁의식을 갖고 있나요?

밖에서는 경쟁이 치열할 거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재민이가 득점해줘서 뿌듯해요. 만약 저만 계속 골을 넣는다면 집중 견제의 대상이 될 텐데, 재민이가 같이 득점하고 있으니까 상대 마크가 분산되는 것 같아요. 재민이의 존재는 저에게 플러스 요인이에요. 

 

작년 팀의 총득점이 24골이었어요. 올해는 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선수의 득점만으로도 벌써 작년 득점 기록에 근접한 상황이에요. 

상대 팀들에게는 좀 버거운 조합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 둘이 아니어도 득점 루트가 다양한 편이에요. 조덕제 감독님의 축구 자체가 굉장히 공격적이에요. 사이드백도 높은 위치로 전진해서 공격하기를 원하시죠. 다른 자리에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요.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골도 넣을 수 있는 자원들이에요. 공격만큼 수비도 탄탄해요. 양 풀백과 미드필더들을 포함해서 수비진에 있는 선수들이 정말 죽기살기로 열심히 뛰어요. 밑에서 받쳐주는 선배들이 있으니까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많이 나와요. 버티면서도 더 뛸 수 있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죠.

 

최근(25라운드 기준) 14경기 연속 무패 중이에요. 선수로 지내면서 패배 없는 경기를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한 적이 있었나요?

처음이에요. 그렇다고 특별한 감흥이 있는 건 아니에요. 무패 기록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플레이가 제대로 안될 거 같아요. 기록을 의식하기보다 그냥 ‘하던 대로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뛰어요.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본다면?

저는 중앙에서 많이 머무르려고 하는 편이에요. 최전방 스트라이커라 가운데서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결국 득점이 터지는 곳은 가운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나름 슈팅력과 민첩성에는 자신감이 있어요. 박스 근처에서는 과감하게 슈팅을 때리려고 하죠.

 

조덕제 감독님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걸 시도하기보다 제가 갖고 있던 장점을 많이 끄집어내 주셨어요. 가운데서 포스트 플레이를 하고 득점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움직임이죠. 크로스 상황에서 버텨주거나 연계할 수 있는 동작들에 관해 많이 말씀하세요.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움직임도 많이 요구하시고요. 감독님께 피드백을 받는 대로 실행하려고 하죠. 그래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 같아요.

부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충남아산을 거쳤죠. 어떤 시간들이었나요?

프로에 입단해서 운동하고 경기하다 보니까 우리나라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고 느꼈어요. 선배들이 몸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본받으려고 애쓰기도 했고요. 가장 이상적으로는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가 되길 바랐어요.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도 있었죠. 저도 대학교 때 잘한다고 인정받아
서 프로에 갔기 때문에 저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었어요. 돌아보니 교만했던 것 같아요. 주위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았고, 출전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죠. 경기 외적인 요인도 있었을 거고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아 속상했겠어요. 

선수라면 당연히 속상한 마음이 생기겠죠. 그냥 팔자가 그렇다고 생각했어요(웃음). ‘나의 때는 따로 있다’라고 생각하고 인내했어요.

 

지난해 여름 출전 기회를 찾아 K3 경주한수원으로 임대 이적한 것은 나름의 돌파구였겠죠. 프로무대인 K리그2를 떠난다는 것에 고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주위에서는 ‘가지 말고 버텨라’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는 선수 생활을 오래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프로팀에서 1년을 버틴다고 해도 경기에서 못 뛰면 선수로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결과적으로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경주한수원 임대 생활을 끝내고 FC목포로 합류할 당시에는 또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한수원에서 보낸 6개월은 K3리그라는 무대에 대한 적응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다 보니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경기 체력이나 감각이 부족했죠. 목포에 조덕제 감독님이 부임하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시절 은사인 김강선 코치님이 이 팀에 합류한다는 소식도 들었죠. 함께하자고 연락을 주셨는데, 조덕제 감독님의 축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했어요. 목포에 오면 제 능력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새 시즌을 앞두고 멘탈 관리나 몸 관리에 좀 더 각별하게 준비했겠어요. 

여기로 올 때는 독한 마음이었어요. 사실상 한 발 뒤는 낭떠러지라고 생각했어요. 운동이든 멘탈이든 굉장히 강하게 할 필요가 있었어요. 실제로 여기 와서 운동 말고 다른 건 거의 안했어요. 경기를 계속 뛰다 보니 확실히 컨디션도 올라오고 몸이 좋아진다는 걸 느꼈죠. 경기 시야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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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넣은 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을 꼽아보죠.

7월에 양주시민축구단과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0-0 스코어에서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는데, 3분40초 정도 지난 상황에서 제가 결승골을 넣고 이겼어요. 역시 박스에서 넣은 골이었죠. (Q. 극적인 세리머니가 나왔겠는데요?) 정신이 없어서 특별한 세리머니를 만들진 못했어요. 그냥 벤치로 뛰어갔던 것 같아요.

 

목포 생활은 어떤가요? 무료하거나 외롭진 않은가요?

숙소(목포국제축구센터) 위치만 보면 창살 없는 감옥과 비슷해요(웃음). 운동에 전념하고 집중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죠. 솔직히 올해 1년은 죽었다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크게 아쉬움을 느끼거나 딴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여자친구가 자주 경기를 보러 와 주기도 하고요. 여자친구 집이 경기도 고양이에요. 목포까지 먼 길을 오가느라 고생하는데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에요. 경기가 끝나면 여자친구와 함께 목포 시내에서 맛있는 음식도 찾아 먹고 평범한 데이트를 즐기죠.

 

맛고을로도 유명한 곳이잖아요. 목포 맛집 좀 소개해 주세요.

유명한 집은 다 맛있어요. 저는 백반을 즐겨 먹어요. 어떤 식당에 가더라도 백반은 다 비슷한 수준으로 맛있어요. 평화광장 쪽으로 가면 바다가 훤히 보여서 좋아요. 놀거리, 먹을거리, 카페가 많은 곳이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서, K3 무대가 갖는 나름의 경쟁력이 있을 거예요. 직접 경험해 보니 어떤가요?

K리그2와 비교해도 선수들의 수준이나 경기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져요. 가장 큰 경쟁력은 경기에 굶주린 선수들처럼 뛰어다닌다는 거예요. 그만큼 경기가 거칠기도 한데, 또 그만큼 간절한 선수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K3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눈여겨보는 프로팀도 많아졌어요.

그런 부분을 기대하는 선수들도 많아요.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죠. 아직 시즌 4경기가 남았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요. 그러면 저의 가치도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간발의 차로 화성을 뒤쫓고 있어요. 운이 필요하겠지만 우승 경쟁에서 극적인 순간을 기대하려면 어떤 점을 더 신경써야 할까요?

지금처럼 선수들이 강한 멘탈로 시즌 끝날 때까지 다같이 노력해야죠. 그래야 좋은 성적이 따라올 거라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도 성적에 압박감을 갖지 않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 득점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적인 목표는 득점왕 수상이에요. 팀이 남은 4경기를 다 이길 수 있도록 골을 더 넣고 싶어요. 10월 중순에는 목포에서 전국체전이 열려요. FC목포가 전국체전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많이 득점하고 싶어요.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0월호 ‘INTERVIE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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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배진경

사진=이연수,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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