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양평=조성룡 기자]

26일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K3리그 양평FC와 FC목포의 경기에서 원정팀 목포가 제갈재민과 조건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양평을 2-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개막 후 2연승을 달린 목포는 부담스러운 수도권 원정 속에서도 다득점으로 상대를 꺾어 만족스러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날 목포의 선발 명단에는 꽤 낯익은 이름이 있었다. 박하빈이었다. 박하빈은 양평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이상원과 교체될 때까지 약 74분 가량을 뛰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눈에 띄는 활약이었다. 울산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해 부천FC1995를 거쳐 이제는 FC목포에서 뛰고 있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박하빈은 여기서 취재진을 만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왜 나를…"이라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동안 지나가던 목포 제종현 골키퍼는 "인터뷰 잘해달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올 시즌 목포에 합류했지만 벌써 팀 동료와 잘 녹아들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근황을 묻자 박하빈은 "사실 부천에서 내가 더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한 상황에서 계약이 만료됐다"라면서 "정말 걱정도 많았고 솔직히 말해 더 간절한 마음으로 새로운 팀을 찾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덕제 감독님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다른 고민하지 않고 바로 목포에 합류했다"라고 전했다.

사실 K리그1과 K리그2를 거쳐 더 하부리그인 K3리그로 내려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박하빈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솔직히 목포에 오는데 연봉 수준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라고 미소 지으면서 "무엇보다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감독님과 통화를 하면서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프로 무대만 경험한 박하빈에게 K3리그라는 무대는 낯설 수 있다. 그 또한 "내가 이곳은 처음 경험해보는 무대다"라면서 "여기는 프로에 비해 좀 더 타이트하다. '거침없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격적인 부분과 수비적인 부분 모두에서 그렇다. 생각보다 능력 있는 선수들도 정말 많다"라고 소개했다.

박하빈의 목포 생활은 순조로워 보였다. 그는 "정말 목포에 와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다"라면서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선수들과도 워낙 잘 지내고 있다. 팀 적응에 큰 무리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아직은 어색한 면도 있지만 그건 점차 좋아질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프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목포의 훈련 환경 또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하빈은 "내가 울산에도 있었고 부천에도 있었다. 그런데 목포 환경 또한 프로에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를 포함해 목포의 선수들은 1년 동안 축구 하나만 바라보고 왔다. 그래서 쉬는 날을 제외하고는 목포축구센터에 매달려 있다"라고 웃었다.

게다가 목포에는 제종현을 비롯해 금교진과 최오백 등 프로 경험 많은 선수들 또한 있다. 박하빈은 "내 입장에서는 생소했고 몰랐던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좋은 선배들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면서 "몸 관리 등 생활 면에서 워낙 좋은 형들이 계시기 때문에 많이 물어보면서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박하빈은 다시 프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크다. 그 또한 "축구선수라면 더 큰 무대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목포가 우선이다. 박하빈은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면서 "그렇게 하다보면 분명 좋은 기회가 또 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올 시즌 박하빈의 목표는 소박하다. 그는 "지금 목포에 있으면서 큰 부상 없이 뛰고 싶다. 그리고 팀이 더 높은 순위에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라고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목포의 모든 선수들이 좀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올 시즌 만들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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